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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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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11. 5. 14:53

20070408_부활절

오늘은 부활절 행사날이다.
교회에 가니 십자가 문양이나 플랜카드들이 바뀌어 있었고,
성찬식을 위한 빵과 포도주가 정리되어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성찬식에 참여해본다.
고등학교 다니면서도 교회를 꾸준히 드나들었다면 벌써 몇번은 했을텐데.
그런데 난 왜 빵을 떡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찹쌀떡같은거 주는 줄 알았는데 빵이었다.
분명 서양의 문화이니 빵인게 당연한데 말이다.
케가 같은 빵은 부드럽고 달았고 포도주는.. 포도주스였다.

종교행사를 끝내고 나오니 비가 아주 쬐금 내리고 있었다. 귀찮은 체육활동 넘어가자!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비가 찔끔찔끔 내리는 가운데 체육활동을 시켰다.
애들 운동하는걸 구경하며 방귀만 꼈다
부활절 달걀을 먹어서 그런지 냄새도 고약하다.
결국 개스분출을 그만두고자 변을 시원~ 하게 봤다.
군대와서 변비걸린다는 녀석도 많은데 내 배변생활은 너무나 건강하기만 하다.
난 역시 어디서나 혼자 적응하는덴 빠르다.
귀찮은 것, 사소한 것, 남의 일엔 신경 안쓰고. 낙천적인 사고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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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11. 5. 14:49

20070407_휴일

즐거운 휴일이다.
훈련소에서의 휴일과는 달리 확실히 휴일다운 휴일..이어야 하는데
침구류 일광건조니 베게피(보게피?ㅋ) 세탁하라느니 귀찮게 하고
오후 체육활동도 일괄적으로 시키는구나. 운동따위 하기 싫은데 왜 자꾸 하래.
족구하는 거 구경하다가, 잠깐 참여하다가.. 축구하는데 따라갔다가 얼떨결에 같이 하게 되었다.
초,중,고딩 12년동안 친구놈들 축구할 때 구경만 하고, 강제로 시킬땐 터덜터덜 걸어다니고.
고등학교 다닐땐 체육실에서 배부장님과 담화를 나누거나 교실서 게임만 했었는데..
여기선 왠지 뛰는척 해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만 싫은척 다 내며 걸어다니다 혼자 복귀했다.

저녁엔 바보게임이 유행했다. 바보게임이라기보다는.. 뭐랄까 눈치게임?
이런 저런 말장난 속에, 해답을 아는 녀석은 낄낄거리며 웃지만 모르는 녀석은 답답해 하는 기색이 역력.
중고딩때 많이 하던 짓인데 온갖 지역 신기한 녀석들 모이다 보니 말장난의 패턴도 다양했다.
같은 계급의(이등병들.. 다같이 동기지.) 내무생활은 항상 유쾌하...ㄴ 듯 하다.
밤엔 이런 저런 잡담을 하고 듣다보니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
내일도 휴일이니 뭐.. 낮잠이나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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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11. 5. 14:30

20070406_지름신

어저께 현찰의 축복을 받고 노트를 하나 구입해줬다.
기존에 쓰던 훈련용 수첩에 비해서 너무 크다.
한 페이지 채우기가 버거울 듯 하다.

어제 토킹테스트에 이어 오늘은 제대로 된 정기평가가 있는날이다.
(0.4mm 펜인데 왜이렇게 얇지.. 하이텍C 보라색 0.4 쓰는중).
한 주 내도록 구성품만 배우니 조교도 싫증났는지 계속 자율학습만 시킨다.

콘솔 앞의 의자는 자동차의 운전석과도 같은 푹신함과 안락함을 가지고 있는데,
4교시째 앉아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다가 교관님께 걸려 팔굽혀펴기를 했다, 크힝.
그렇게 자율학습을 계속하다가 마지막 시간에 시험을 봤는데,
매우 자신있게 답을 써내려가고 시험지를 덮었건만,
시험끝나고 이야기 하는 걸 들어보니 문제를 잘못 읽고 헛소리를 지껄여놨었다.
항상 시험치고 나서 자신감에 충만해 있으면 꼭 헛짓을 하나씩 했더라.
긴장 좀 하고 살아야 되는데, 너~무 낙천적이고 루~즈하게만 사는 것 같다.

뭐 덤벙댄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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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8. 07:59

20070405_득템

식목일, '빨간 날은 아니지만 군인이라면 모름지기
나무라도 한그루 심으러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하곤
수업이 없기를 바랬지만 택도 없는 소망이었다.
오히려 지난 3일간 숙지한 내용에 대한 테스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갑작스레 이것저것 물어보니 말문이 턱 막히는게 혼란스러워 어물댔다.
백원짜리 하나 들고 다니던 나에게 드디어
입소때 가져왔던 오만원! 이 지급되었다.

뭔가 든든하지만 일주일동안 펜하나만 샀을 뿐 군것질 안하고 잘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군것질은 최대한 자제하리라..

5일만에 돌아오는 불침번이다.
서너명이서 서던 불침번을 혼자 하니까 심심하고 시간이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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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8. 07:57

20070404_쪼꼬바 실종사건

똥을 싸대는 모나미펜이 싫어서
부들부들한 필기감을 자랑하는 사쿠라 펜을 구입했다.
이제 내 수중의 돈은 단돈 백원이 전부다.
검은색인데 흐릿한 진회색 펜. 사쿠라만의 희미한 색감 오랜만이다.

수업 3일째, 여전히 똑같은 것만 배우고 있다.
빨리 새로운걸 배우고 싶지만,
같은 내용을 3일째 배우면서도 확실히 알진 못한다.
이 지독한 반복학습은 군대만의 특별함.

생활관에서 쪼꼬바 실종사건이 일어났다.
며칠전 사라졌던 쪼꼬바가. (그땐 누가 훔쳐먹은 줄 알았던)
TV 뒤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곤 쪼꼬바 절도범의 행방을 쫓았다.
피해자는 찾은 쪼꼬바를 다시 관물대에 놓곤 범인을 유도하겠다며
범인 추적에 열을 올린다. 하하 흥미로워. 잡을 수 있을까?

교회 다닐때도 안가던 수요예배를 갔다.
참으로 꼬박꼬박 종교생활에 열심이다.
반은 의도로, 반은 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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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8. 07:52

20070403_이곳은 흡사

이곳은 흡사 고등학교다.
시간표를 보니 1교시부터 8교시까지 수업이 빽빽히 들어차있다.
다른점이 있다면 배우는 과목이 고등학교는 8시간이면 8과목.
여기서는.. 천마 한과목만 하루종일 배운다는 거랄까.

이것저것 신경 안쓰고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은점도 있지만
최악의 단점은 역시 지루하다는 것.

이제 운용방식이나 기기명칭들을 배웠을 뿐인데 헷갈리고 어렵다.
너무 간만에 머리를 쓰는 공부를 한 탓이리라.

숙제도 꽤나 많이 내신다. 자율학습시간에 할 일이 없을까 염려하신 듯 하다.
하지만 자율학습시간 한시간만에 하기엔 넘치는 양의 숙제다.

오후엔 교육단장님의 정신교육이 있었다.
어느 자대를 배치받든 그 나름의 장단점이 있단다.

그래 군대는 어딜가든 다 쉣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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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8. 07:49

20070402_첫수업

입교식이 있고, 첫수업이 있었다.
아침 기상은 종전과 같은 6시지만 환복이나 침구류 정리시간은 널널하기만 하다.
아니, 보채는 사람이 없어서 그저 그럴 뿐인지도 모르겠다.
긴장되는 첫 수업. 교관이신 최재영 준위님은 꽤나 푸근한 인상이셨다.
134시간동안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힘들 것만 같진 않았다.
강의실에서 받는 이론 교육이라 어쩔 수 없이 졸립다.
졸린 가운데 몇마디 들은 교육내용은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별 내용도 없는데 134시간이나 수업을 어떻게 할 지 걱정된다.
체력단련을 위해 뜀걸음을 시키더라.
수백미터 코스를 두바퀴 뛰었나?
발목이며 정강이뼈가 쑤시는게.. 운동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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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8. 00:47

20070401_일요일

4월1일이자 41일째 되는 날이다.
만우절이자 동생의 생일이다.
아침부터 전하를 해주려 했지만
전화통에 줄서있기가 싫어 자리가 빌때까지 기다렸더니 한도 끝도 없더라.

교회에 갔다. 지난주의 외도를 반성하며 예배를 드렸다.
정말 오랜만에 예배같은 예배다.
찬송도 부르고 설교도 듣고.. 성가대도 있고.
교회에 다녀온 뒤에야 집에 전화를 했지만 동생은 교회에 간 뒤.
축하메시지를 남겨주곤 이런저런 담화를 나눈 뒤 통화를 그만두었다.

오늘도 별다른 지시사항 없이 멍하니 TV만 바라보다가
야외청소 등을 하고, 저녁엔 또다시 교회.

어제 토요일보단 차라리 교회라도 가고 할 일이 있어 심심하지 않은 하루였다.

내일부턴 정식수업이 시작되리라
보충교재랍시고 있는 책을 보니 꽤나 외울게 많아보인다.
걱정 20%, 기대는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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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8. 00:43

20070331_휴일

또, 이동하자마자 휴일부터 맞이한다.
이곳의 생활은 훈련소에서 보다 훨씬 루즈한 것 같다.
이것저것 시키는 것도 없고, 주말의 개인정비시간엔
무려 TV시청까지 자유로이 할 수 있게 되어있었고
PX, 전화사용까지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아 이것이 후반기교육, 파라다이스로구나.

하지만 월급이 1,100원 남은 나는 PX 이용은 포기했다.
오랜만에 보는 TV는.. 지루했다. 역시나 멍하니 TV보는건 재미없다.

집에 전화를 해보니 이사가 끝나고 집들이를 했나보다.
으아.. 집에 가보고 싶다.

이등병딱지를 오바로크친후 다시 수령할 때,
찾다보니 훈련소 급식소에서 잃어버렸던 옛 내 모자가 발견됐다.

이거이거 내꺼 줏어간 녀석이 방공학교에 같이 온건가..

세상은.. 알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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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8. 00:39

20070330_여기가 어디야

웕브을 다 써버려 새로운 수첩을 구할 수 없었기에
이 다떨어진 훈련병 수첩을 당분간 써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침께부터 이런저런 못다싼 짐들을 싸고 열차를 타기위해
훈련소 근처의 버젓한 역사도 하나 없는 연무역에 갔다.

같은 열차에 타는 동기중엔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언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모두들 그렇게 많은 기대와 걱정, 궁금증을 안고 열차에 올랐고.
열차에 오른 후에야 조치원의 방공학교라는 곳으로 가게 된다고 알려주었다.
방공이 뭐지? 이거이거 알아도 걱정이다.

점심은 전투식량이었다. 백반은 떡이 되어있었지만,
다른 반찬들은 그럭저럭 나름 먹을만 했고 적당히 배불리 식사를 마쳤다.

세시간쯤 지났나. 조치원역에 도착해 버스로 갈아탔고
꾸벅꾸벅 졸다가 깨보니 방공학교였다.

난, 천마라는 150억짜리 병기를 다루는 천마교육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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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9:14

20070329_D-1

배출을 하루 앞두고 부대배치, 짐정리, 청소등 많은 일거리가 남았다.
부대분류에 공정성이 지켜진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200여명의 훈련병들을 모아놓고
공개 부대분류를 하는 현장에 참여했다.

부대분류프로그램이 웹프로그래밍으로 구축되어 있었기에
흥미롭게 지켜봤는데, ActiveX를 사용하는 듯 했다.
ActiveX 사라지는 추세아니었던가..

처리중이라며 지렁이가 기어다닐 때, 특기병들은 별 걱정 없어 보였지만,
어디갈 지 모르는 일반병들은 조마조마해 하는 기색이었다.

이등병 딱지를 받고 수료식을 했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얼마나외치고 싶던 관등성명인가.
부대배치를 어디로 받는지 아직도 확실히 알 순 없지만.
함께했던 분대원들 모두 열심히 군생활 하길.
이제 이 훈련병 수첩도 그만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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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8:58

20070328_D-2

새벽에 깨서 화장실을 다녀오곤 생각보다 많은 양의 변에 깜짝 놀라고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훌륭한 배변을 해냈다는 것에 만족의 웃음을 짓고는
7시부터 불침번 근무를 시작했다.

야간행군을 하고 늦게 잠들었다고, 아침잠을 더 재워주는듯 했다.
하지만 6시에 깨는데에 익숙해진 녀석들은 7시쯤 되자 모두들 일어나
배고파하며 건빵으로 허기를 달랬다.

휴가나가서 아침일찍 깨어나버린다는게 거짓은 아닌가보다.
벌써부터 규칙적생활에 익숙해져버렸다니.. 배고파서인가?

오늘 두번째 놀라움은.. 아침식사.
깍두기도, 김치도 없이 닭죽만 한국자 퍼주더라.

점심께까지 계속 청소에 정리정돈을 계속했는데,
오후엔 절편과 설탕을 제공했다.

노벨미남상이니, 최고의 미남이니 아부를 떨어가며
분대원들이 잔뜩 받아온 떡을 몇조각 먹다보니 질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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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8:54

20070327_야간행군

마지막 훈련인 야간행군이다. 군장에 이것저것 넣고
(전투복 하나는 뺐다. 무게 차이도 안느껴지지만..)
둘러매는 순간부터 오른쪽 어깨에 통즈이 왔다.
어깨끈을 살짝 풀어 압박을 덜하게 하곤 출발... 한지
40여분? 30여분만에 어깨끈이 풀려버렸다. 잠깐 열외해서
끈조정하는동안 세개소대가 내 곁을 지나갔고,
난 내자리로 돌아가기위해 뜀걸음, 빠른걸음을 쉬지않고 해야했다.
헐떡거리며 소대 후미에 왔더니 발목이 장난없이 아프다.
어두컴컴해서 볼 풍경도 없고, 심심한 행군이다.
어둠에 익숙해지니 달빛이 엄청 밝아보였다.
발바닥의 화끈거림과 어깨결림, 발목의 쑤심과 함께 마지막 훈련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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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8:43

20070326_구급법

구급법훈련이 있었다.
지혈법 상처보호 부목대는법 따위를 배우고
환자운반 심폐소생술까지 배웠다.
허허 내가 이 시커먼 놈과 입을 맞춰야만 하는건가...
걱정은 기우였고 숨 불어넣는 시늉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군.

환자역을 맡아 누웠을때 바라본 하늘은 참 경이로웠다.
구름 위에서 뭔가로 내리쳐 툭툭 튀어나온 철판같은 모양이었다.
꼭 사진에 담고 싶은... 신기로운 모양의 구름떼.

구급법 이후엔 총검술 훈련을 간단히 받고
공사장 돌나르는 강제... 무보수 노동을 했다.
공사비에서 인건비를 우리 훈련병들의 노동력으로 대신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별 수 있나. 계급사회의 최말단인 우리 훈련병들이.. 크크

계급장을 받았다. 이제 이등병 흉내내고 다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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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8:41

20070325_불교

마지막 주말, 마지막 일요일, 마지막 종교행사.
그래서 생활관 녀석들 다 같이 불교로 왔다 :(

주 예수 그리스도여 난 당신을 저버린게 아닙니다.
절대 법당에서 우상숭배를 하지 않을것이며,
불경도 법가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 아니 듣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친목도모를 위해 법당에 왔으니 넓으신 아량으로 용서하소서.

평일보다 더 바쁜 주말이다. 쉴새없이 청소니 밥이니 종교행사니 야외청소니..
안보관시험에 두발정리까지.. 워워워 어제 너무 쉬었나. 오늘의 이 바쁨을 주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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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7:34

20070324_퇴소가 다가온다

햐- 놀토다. 숙영 둘째날 빠진 훈련에 대한
보충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당직사관 재량으로 개인정비 시간으로 급수정.
덧붙여 낮잠까지 재워준다. 멋쟁이 사관이다.

하지만, 놀토라고 마냥 놀게 놔두진 않는다.
대청소를 또 했다. 이젠 뭐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저녁식사 후 전투복과 다른 옷가지들을 다시 분배받았다.
전경 착출되는 사람은 안준다는 소문(인지 사실인지)이
많은 이들을 긴장케 했다.
동아리 형들 보니 심심하면 특박 나오고 좋아보이던데 -ㅂ-; 흐흐
어쨌든 난 옷가지들을 받았고, 소문이 사실이라면 난 전경은 아닌셈인가.

그렇든아니든 퇴소가 눈앞으로 다가오는게 느껴진다.
명찰도 받았다. "이재식 LEE" 요즘은 자수를 컴퓨터로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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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0:15

20070323_눈곱

눈곱이 끼는 시간대는 따로 존재하는건가?
불침번을 설려고 4시에 깨어나 눈을 부비적댔을땐 눈곱따윈 전혀 없었는데
불침번을 끝내고 잠깐 20분정도 눈을 붙였다가 깨어보니 눈곱이 꼈다.
고작 20분인데. 눈곱은 5~6시에 끼는것임이 분명한 것이다.
딱히 불침번 서는동안 눈을 먼지에 노출시킨 것도 아니고 말이지.

종합각개전투 날이다. [ 훈련은! 전투다! 각!개!전!투! ]
산을타고 뛰어다니는 것도 힘들지만, 미션완료 후
출발지점으로 돌아올때가 더 힘들고,
교장으로 이동하는 발걸음이 좀 더 힘들고
교보재 정리정돈이 제일 힘들다.

얄루~ 교장에서 하는 훈련은 이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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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0:12

20070322_납치

숙영 다음날이라 그런지 Lose 한 하루를 보냈다.
제식훈련과 총검술 훈련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그리 힘들지 않게 끝냈다.
개인행동자를 납치해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탕줄게 따라와' 라는 사탕발림으로 순진한 훈련병을 꾀어간다고 한다.
전우조 활동을 확실히 시키기 위함이리라.

심심해서 연습장에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었는데
동기녀석들이 보더니 정신이상이니 무섭다느니 한다.

돌고돌아가는, 점에서 시작해 공간을 메우며 퍼져가는 선, 선, 선.
그 아름다움은 모르는 녀석들 같으니.

요즘 꾸는 꿈의 주인공 '나'는 항상 군인이다.
당장 떠오르는 노래는 '육군훈련소가'다.
생활관을 집이라고 부른다. (이건 대학 기숙사 있을때도 그랬지만..)
이 정든 훈련소(미쳤구나?)를 일주일 뒤면 떠난다.
홀가분하다 시원하다 쓸쓸하다 섭섭하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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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0:07

20070321_각개숙영

밖이 아주 조금 소란스럽길래 밖을 살짝 보고
시계를 보니 6시정각이더라. 옆에서 자던 녀석을 두드려 깨우고
천막 폴대를 발로차 쓰러뜨리고 나와서 보니
천막 쓰러뜨린건 우리밖에 없더라.. 난 정말이지.. 대단해. 내 멋대로야. 크크

어저께 밥먹으러 뛰어가다가 삔 발목이 꽤나 아파서
오늘 훈련(지형지물, 장애물 훈련)은 열외.
장애물 훈련은 한번만 참가해봤는데 재미는 있었다. (또 하라면 싫다.)
훈련 받느라 시계가 없이 보냈던 어제와는 달리
서서 구경만 하고 시계를 자주 본 오늘은 시간이 더디갔다.

숙영, 막연히 힘든줄로만 알았는데 그렇게 힘든건 없더라.
비록 같은 천막을 쓸 한 녀석이 감기로 돌아가서 두명이서 잤고, 옷을 다 껴입고 잤지만.
완전군장의 무지막지한 무거움을 제외하면 숙영도 난이도 4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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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7. 00:03

20070320_각개숙영

아침부터 바쁘게 짐을 꾸리고 정리해서 가장먼저 출발했다
완전군장을 둘러메고 한 시간 쯔음 걸어서 숙영지에 도착해서
군장을 내려놓는 순간의 해방감이란.
후다닥 텐트를 치고 짐을 넣고보니 허어 답답하다.
이 좁은 공간에서 세명이나 자야하나.
요즘 날씨는 풀렸지만 워낙 숙영이 힘들다는 소리를 들어 (화생방이 끝나고나니..) 걱정이 앞섰다.

오전 오후 내도록 낮은 포복이니 응용포복이니 하며
땅바닥을 끊임없이 기어다녔더니 온몸이 쑤시더라.
군데군데 상처도 나고 쓰라리더라. 야간에도 몇번 기고나니 밤이왔다.

초번초 불침번을 서며 까먹은 건빵과 자유시간은 꿀맛.. 은 아니지만 맛있었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춥지는 않다. 다른애들 츄리닝 입고 잘 때 난 전투복에 야상 다 입고 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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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23:10

20070319_뜀박질

숙영하기 하루 전날이다.
오후 내도록 정신교윽을 루즈하게 하더니 (점심을 배터지도록 먹었더니 졸리더라.)
갑자기 단독군장을 한채로 튀어나오라고 한다.
그대로.. 뜀보행을 했다
흐아 완전 땀으로 뒤범벅. 최고로 힘들다.
단시간에 힘들기로는 단연 최고.
전투복을 벗었더니 런닝은 땀으로 절어있다.
그렇게 땀을 쭈욱 빼고 저녁먹고나서
군장을 꾸리기 싲가했따.
어휴. 이것저것 들어가는 것도 많다.
살짝 들어보니 벌써 묵직하다.
내일이 기대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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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23:04

20070318_피곤함

즐거운 빨간날.
요즘들어 잠이 부쩍 모자란다.
어저께는 불침번도 안섰는데 하루종일 피곤했다.
잠을 깊이 못자서 그런 듯 한데 왜 새벽에 자꾸 깨는건지 알 수가 없다.
거의 매 시간마다 그것도 신기하게도 정각 주변에 깨어나 시계를 보곤
짜증을 내면서 다시 잠에 빠진다.
푹 잘만 자던 내가 이리도 못 잘수가 있다니.

매주 있는 종교활동을 으레이 또 다녀오고 마냥 하릴없이 노닥거린다.
중대에서 혹은 연대에서 대검 한자루가 없어졌다며 찾으면 포상을 주겠다며
다같이 찾으라고 했다. 그걸 어찌 찾나.
시간이 흘러흘러 하루가 저물었지만 대검을 찾았는진 모르겠다.
오늘은 푹 자야지.. 다짐했지만, 불침번을 서야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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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22:27

20070317_정신교육

무려 연대장님의 정신교육을 교회건물에서 받았다.
소대장 님이든 중대장 님이든 대대장, 연대장님이든
장내교육은 재미없다.

다만 강의 중간에 60~70년대 힘들었던 과거를 소개하는 영상을 볼땐
뭔가 찡~하고 가슴 벅차오르고 눈물이 핑 도는 그런 감동을 느꼈다..
오오 놀라워라 감정이 메마르진 않았던게야.

우리나라의 소중함을 느끼라고 보여준 영상이었지만
애국심보다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려움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애국심과의 연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이후엔 또다시 제식훈련은 했다.
총에 끼는 대검 손잡이 밑바닥쪽의 곰돌이? 코알라? 모양은 왠걸, 귀여웠다.

오후에 아무것도 안시키고 쉬게하더니 저녁께엔 이것저것 막 시킨다..
좀 Lose~ 하게 한번에 한가지씩만 시키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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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22:23

20070316_화생방

말많은 화생방 훈련날이다.
얼마나 힘들으면 훈련소 거쳐간 인간들은 사격이니 뭐니
다른 훈련은 말도 없고 화생방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조금은 긴장하며 훈련장으로 이동.
어제 행군하며 봤던 팔자좋던 누렁이가 오늘은 가만히 앉아있더라.

방독면을 썼다 벗었다 십수번을 하는데
방독면을 쓰고있는 것 자체가 숨쉬기가 벅차 힘들었다.
방독면 썼다가 벗을때마다 큰 숨을 몰아쉬는데
가슴이 턱턱 막혀서 화났다.

정작 화생방이란 녀석은 중학생 때,
음악실 건물의 파리약이 충만한 곳에 버려졌을 때,
무방비상태에서 들여마셨던 그 소독약에 비교하면
별것 아니었다.

뭐 콧물 훌쩍거리고 눈물 찔끔거리고 침 후룹거리긴 했지만..
화끈화끈 거리는 것 빼고는, 중학생때의 파리약보단 강도가 약했던 것 같다.
노출시간이 열배쯤 차이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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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22:08

20070315_주간행군

오전엔 제식훈련, 오후엔 주간행군이 있는 날.
단순 반복되는 제식훈련이 최고로 짜증나는 훈련이다.
짜증이라기보다는... 재미없는 훈련이지.

변화가 필요해 자극이 필요해.
하지만 여기는? 그렇지 군대지. Normal하게 살아야지.

오후엔 15킬로미터의 4시간 일정의 행군이 계획되어있다.
모두들 Fighting을 외치고 힘차게 출발했다.
행군중 기억에 남는 것 중 첫번째는
어느 초등학교에서 엄청 늙어보이는 초등학생이.. (우리들 보다도 늙어보이는)
"안녕하세요~ 건빵주세요~" 한것...

미안하다. 나도 건빵이 없었어.. 행군 끝나니까 주더라고..

두번째는 그윽-한 거름냄새. 정말 오랜만에 맡아보는 냄새다.
외할머니 댁에 갈때면 맡았던 냄새인데 촌에 가본지도 오래되었고
요즘은 길이 좋아져서 거름냄새 못맡고 외할머니댁에 가게 되어
그 특유의 구수한 내음을 느껴본지 너무 오래 된 것 같다.

세번째는 팔자좋게 늘어져있던 누렁이.
우천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날씨는 산책하기에 딱 좋은 (행군하기엔 더운..) 맑은 날시였다.
한창 더워서 힘들어할때 보이는 누렁이.
"개팔자가 상팔자다"라는 말이 바로 떠올랐다. 쳇.

행군중에 우리가 거쳐온 훈련장들을 지나면서
1주 혹은 2주쯤 늦게 입소한 녀석들의 훈련장면을 보고 들으며 웃기도 하고
앞으로 거쳐갈 훈련장을 지나면서는 내일의, 다음주의 훈련을 걱정하기도 했다 (화생방!!)

이렇게 우리 군바리들은, 후임을 조롱하고 걱정해주고
조롱받고 걱정주는 돌고도는 반복되는 삶을 산다.

쳇. 그래. 나도 군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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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18:39

20070314_화이트데이

오늘이 화이트데이.. 라고 불리는 날이었던가.. 쳇 알게뭐람
오전중엔 또 재미업슨 정신교육인데 처음으로 정훈 교육조교님이 교육을 해서 그런지
졸지않고 들었더니 필기내용이 꽤나 많았다.
오후엔 계획되어있던 제식훈련대신 사격장 청소를 했다.
에잇 훈련보다는 이게 낫지.
적당히 놀아가며 청소하다보니 시간도 잘 가더라..

훈련소 생활이 절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분대별 사진을 찍었다.
개성이 넘치는 녀석들이 모여 개성이 넘치는 사진을 찍었다..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눈 감은거 같은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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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18:36

20070313_수류탄

뭔가 재밌는 꿈을 꾸었던 것 같은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새벽에 잠깐 깰때 분명히 히죽거리고 있었는데... 다시 잠들고 아침에 깨니 기억이 없다.

수류탄 훈련을 했다
훈련장까진 한시간이나 걸린다.
불필요한 교장이동은 항상 짜증난다. 왜이렇게 멀어!

연습용 수류탄을 네개 던지고 실제 수류탄을 하나 던지는 훈련이다.
파괴력을 보여주기위해 참호로 던져진 수류탄.
폭음과 함께 흙먼지가 날리는게 조금은 멋있었다.
땅이 울려오는 충격도 신선했다.

손을 떤다느니 긴장해서 던지기 힘들다느니 잔뜩 겁을 주더니
던지는데 이거 뭐 긴장도 안되고.. 그냥 던졌더니 합격에 상점을 주네.
내가 경각심이 없어서인가?

크레모아 시험을 한번 보고 싶었는데.. 안보여주더군.
야간교육엔 '성인 지력'이 있었다. 무슨 또 아이큐 테스트 할려나 했는데
교육장에 갔더니 '성 인지력'이었다.. 헹.. 성교육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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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18:32

20070312_20일째 되는 날

첫자리가 2가 되었다 이제 3%정도의 군생활을 한것이다.
시간이 빨리 가긴 한다.
여전히 교육들은 지루하지만 그러려니하고 멍하니 듣다보니 어느덧 하루가 다 지났다.
곧 메이져한 훈련들이 기다리고 있다.
걱정도 되지만 기대도 된다.
슬슬 날짜가 지나감에 기쁨이 만발하는 하루다.
그와 동시에 일기 쓸거리가 줄어들고 있다.
불침번 없는 밤. 또 일찍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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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18:30

20070311_빨간날

또다시 빨간날. 간밤에 늦게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꽤나 힘들었다.
매주 있는 종교행사에 참여하는데.. 초코파이 하나 얻어보겠다고 생일인척 할려고 했는데
오늘따라 생일인 사람을 따로 불러내질 않는다. 쳇
불순한 의도가 이렇게 뒤통수를 맞고 사그라들었다.

이래저래 시간을 때우다가 낮잠을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를 시켜준다.
기록사격에서 나름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고 중대 전체에 전화를 시켜준것이었다.

집에 전화했더니 다행히 아부지감기가 나으셨다고 한다.
항상 그렇지만 다들 잘 계신다한다.

남서리군은 콜렉트콜 안받아준다.


저녁 종교행사를 다녀오니 갑자기 또 전화를 시켜준다.
뭔가 착오가 생긴 모양이지만.. 시켜주니까 감사히 해야지.

이번엔 남서리놈과 연락이 되었다. 학교생활이 영 재미없는 듯 하다.
일주일밖에 안되었으니, 아직 적응이 안된거리라.

또 누구누구 한테 전화를 걸었었는데 받고는 끊더라. CHCH양....
뭐.. 바쁜일이 있으려니 하곤 너그러이 넘어가야지.
설마 콜렉트콜이라고 안받는건 아닐거야.. 킁

기간병들이 지나다니면서 통화가 길다며 눈치를 주지만.. 무시하고 계속 전화시도.
조나리. 오오.. '제시카다' 했더니 콜렉트콜을 받아주었다. 고마워라 크크

내 주위엔 불행한 사람은 없는 듯 하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지.
너도 나도 어려움없이 잘 살고 있다.

항상, 적어도 나랑 엮인 이들은 모두 행복하길.
절대
기필코
반드시
언제나
..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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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7. 6. 16. 18:22

20070310_어느 토요일

오늘은 노는 토요일인 놀토다! 격주제로 한주는 놀고 한주는 6시 기상해서 일과진행이다.
아침점호도 없고 스트레칭도 없는 아침잠을 한시간이나 더 잔 좋은 날이다.

2주간 함께 지냈던 분대장이 휴가 가면서 다른 부대로 간다며 애들을 낚았다.
롤링페이퍼를.. 써서.. 줬다... 자랑하고 다녀다고한다..

노는날 아침은 항상 군대리아인건가.. 손도 안씻었는데 그냥 대충 만들어 먹었다.
참으로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는데 감기가 안걸릴수가..

자유시간엔 세통인가 온 편지에 답장을 꼬박 하고 달콤한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대청소를 시킨다.. 이 무슨.. 청소에 한맺힌 훈련소같으니.

천원짜리 콘칩 큰 봉지를 주고, 숨겨놓지말고 다 먹으라길래 꾸역꾸역.. 오엑

밤에 자기전에 생활관 녀석들이 자기 집안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지자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으로 다사다난한 삶을 산 녀석들이 많았다.

그에 반해 우리집안은 너무나도 평화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참으로 축복받은 삶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오랜만에 가정의 소중함과 행복감을 느꼈다.

난 행복하다. 행복한 사람이다. 이렇게 큰 걱정없이 살 수 있는건 정말이지 축복 받은 일이다.

날 행복감에 빠지게 해주는 녀석들이 고마웠지만.. 말끝마다 욕을 하는건 마음에 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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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