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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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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30. 18:18

20090130_신고합니다!

충성!
신고합니다.
병장 제시카는
2009년 1월 30일부로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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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29. 14:19

20090129_전역..

내일이면 전역이다.
내일 대대장님께 신고를 해야하니까
마지막으로 머릴를 바짝 깎고..

동기 셋이랑 같이가서 네명에 만원으로 흥정에 성공했다.
옆이랑 뒤만 치면 되는데 2,500원씩 해주세요..
머리 깎아만 주면 안감고 그냥 갈게요..

그렇게 2,500원에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점심을 먹고.. 잠깐 피씨방에 들렀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기들과 총도 쏘고
축구도 하고.. (그런데 나 왜이렇게 못할까.)
컨트롤이 필요한 게임은 뭐 적성에 안맞는 것 같다.

이제.. 다시 부대로 들어가 시간을 보내고..

모든게 마지막이다.
마지막 짬밥 식사.
마지막 군용 침낭.
마지막 아침 점호.
마지막 아침 구보.
마지막 아침 체조.
마지막 저녁 점호.
마지막 찬물 샤워.
마지막...
1년 반동안 올랐던 84개의 계단.
1년 반동안 만졌던 나의 천마.
1년 반동안 함께한 후임들.
1년 반동안 살았던 막사.
1년 반동안 해오던 모든...

내일이면.. 전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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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10:13

20080715_낫과 총

낫을 갈았다.
이제껏 집에서 파파께서 가위를 가는 모습은 많이 봐왔는데
실제로 뭔가를 갈아보는 건 처음이다.
하루종일 낫을 갈아대는 레이더 애들을 보니
왠지 나도 갈고 싶어지는 바람에 숫돌을 빌려와버렸다.
생각만큼 슬근슬근 갈려나가진 않았지만
녹슬어있고 무뎠던 날이 수백번의 왕복과 마찰로
서서히 은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은 뿌듯하게 한다.
다만 손가락 끝에 힘을 주고 갈다보니 손가락에서부터 경련이 온다.
야간에 진급이 걸린 사격하러 가야 하는데 큰일이다.
손이 떨려서야 사격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노릇인데...

사격장에 와버렸다. 다른건 둘째치고 모기가 너무 많다.
휘두르는 족족 모기가 손에 부딫히고 으깨어져 죽는다.
그 와중에도 옷을 뚫고 침을 꽂아오는 놈들도 있고
또다른 놈들은 살이 드러난 부분을 집요하게 노리고 들이댄다.
어둠이 완전히 내리기 전에 야간 조준 요령으로 사격연습을 했다.
사격하는 도중에 왼손 등에 모기 침이 꽂히는 느낌이 났다. 기분 쒯인걸.
결과는 9발 손떨리는 녀석치고는 양호한 성적이라고 생각했는데
10발 맞춘녀석이 둘에 그다음이 나라면 우수한 성적 아닌가.
야간사격이니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려야지 않겠는가.
그동안 모기의 습격으로 군데군데는 붉게 부풀어오른다.
적당히 어두워진 뒤 사격을 실시하는데 이거 생각보다 더 안보인다.
느낌에 의존해서 조준을 한 뒤 방아쇠를 당기는데
총구 앞으로 터지는 화염에 매료되어 어차피 안보이는 조준점에선
시선을 떼어버린채 불꽃을 보며 쏘아댔다.
하나 둘 셋 넷... 아홉 인데 철컥철컥 탄이 안나간다.
컥 큰일났다 탄 잃어버린건가 하고 혼자서 세어보니
다행히 10발의 탄피가 짤랑이고 있었다. 휴.
그런데. 옆에선 탄을 잃어버린 듯 하다. 젠장.
탄을 찾을 때까지 사격은 중지.
빨리 찾지 못하면 사격 종료.
내 진급은 누락?

2시간동안 찾아보았지만
어두운 데서 찾기란 쉽지 않았고
결국 11시가 되어서야 복귀했다.
어두워진 후 쏜 것도 9발 맞췄었는데.
합격선을 충분히 뛰어넘는 성적인데
진급 안시켜주면 난 화나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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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10:12

20080528_상황해제, 꿈

10일간의 장비 불지르기 작전이 마무리되는 반가운 날.
밤새 비가 몹시 와서 불지르기 작전 못하겠구나 했는데
오전중에 나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뚝 그쳐버려 짜증났다.
며칠간 찌는듯한 더위를 자랑하던 날씨가 한결 좋아졌다.
여름이 다 가도록 오늘 날씨만 같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간밤엔 오랜만에 깨어서도 기억에 남는 꿈을 꿨다.
어떤 집단과 함께 어떤 공간_공연장 내지는 경기장_에 갔는데
우연히 다른 친구를 만나 일행을 버리고 그녀와 뭔가를 감상했다.
화장실을 잠시 다녀온 새에 공연인지 경기인지가 끝나고
군중에게 떠밀려 건물 밖으로 떠밀려 나오는 길에 그녀를 잃어버렸고
안타깝게도 여전히 군인인지 핸드폰따위는 주머니에 없었다.
찾기를 바로 포기해버리고 근처 피씨방에 들어가있는 나.
자리를잡자마자 그녀가 들어와 어쩌면 찾지도 않고 이러냐며 나무란다.
전화기가 없어 컴퓨터로 문자를 보내려 했다는 변명을 하다가 깼다.
개꿈이지만 최근 꾼 꿈중에 가장 컬러풀하고 선명하고
꿈에서도 간사하게 그럴듯한 변명을 내뱉는 잠재의식에의 놀라움과
등장인물이 가장 많았던 스케일이 큰 꿈이어서 이렇게 남겨본다.

그녀는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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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10:11

20080525_천마 불지르기 대작전

오늘은 주말. 쉬는 날. 전 국민 대부분이 쉬는 날.
전 군인은 확실히 쉬는 날. 하지만 오늘의 난 다르다.
천마 고장내보기 프로젝트에 참가중인 나는
아침 8시부터 포상에 올라 장비를 가동한다.
에잇 진짜 불이나 나버려라. 왜이리 멀쩡한거야.
2시간동안 대기하다가 내려가 쉬려고 하니
난데없이 식당청소 하라고 한다. 주말에 무슨..
아. 예. 하라면 해야죠. 손이 퉁퉁 불 때 즈음 끝냈다.
이번 주말은 왜이리 바쁜걸까? 하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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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10:09

20080522_군인들은 왜

휴가를 다녀왔다.
4박 5일간의 짧은 휴가. 피곤하다.
보통 휴가라 함은 피곤하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해 피로를 풀어야 하는 법인데
군인들의 휴가란 아니면 나의 휴가는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뭔가 바쁜 짓을 하는
피로해지기위해 날뛰는 이상한 행사다.
이제 다시 군인놀이 시작이다.
휴가 다녀올 때마다 부대가 뭔가 바쁘다.
지난 번엔 장비교체 이번엔 육군본부 검열과
걔네가 시킨 10일간의 장비켜두기 실험.
수많은 진지 중에 하필이면 고른 게 내 진지라니.
장비를 오래 켜두면 고장이 날 지 멀쩡할 지 궁금하댄다.
4명이서 2명씩 2교대로 밤 10시까지 장비를 지켜봐야한다.
멀쩡한 장비를 왜 혹사시키려는 거지. 차라리 고장 나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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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10:08

20080515_근무지원 끝

중댈 복귀하기로 계획된 날이라
아침 점호를 마치고 짐을 다시 꾸렸다.
내일이면 발칸 아해들도 진지교대하는 날이라 진지 전체가 어수선하다.
거기다가 다른 부대에서 훈련한다며 통신장비를 설치해놓아
안그래도 좁아터진 진지가 짐과 차량 따위로 복잡해졌다.
또 거기에 산 중턱의 농장에 사는 듯한 하이브리드 견종까지 올라와
진지 상주 깜둥이랑 싸우고 누렁이 한마리는 목줄을 풀고 탈출해
온 진지를 누비고 다니는데 꼴에 상상임신까지 한 상태다.
그 와중에 중대에서 신호가 와서 나 복귀 안시킨댄다.
에.. 그럼 며칠 더 살죠 뭐. 속옷만 준다면...
여름을 대비해 관측초소에 모기 방충망을 설치하는 걸 도와주는데
캡틴이 와서 나더러 안가냐고 묻는다. 오호 의사소통이 안되었군.
냉큼 짐을 싸서 차에 올라 지긋지긋한 경계근무로부터 탈출이다.
돌아가는 길에 다른 진지를 들러 동기놈들을 오랜만에 봤다.
반갑구나. 전역하면 안 보겠지만...

근무지원 와서 할 일 없으니 일기는 잘 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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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10:07

20080514_계속되는 근무지원

근무지원 3일째. 천마후임인 녀석 하나가 휴가를 갔다.
아아 이녀석 때문에 내가 총들고 이 짓을 하는 거구나.
나 없이는 천마 병사가 하나 뿐이라 특별히 날 부른 게다.
뭐 이러다보니 이제껏 비와서 안했던 훈련을 하는데
내가 천마 막내라 뛰어다니는 건 도맡아 했다. 컥.
이등병 때나 하던 탄 나르기에 공구함 들고 뛰는 꼴이란.
진지의 식사란 중대본부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소문난 바.
내가 김포에서 한달만 더 있었어도 밥 할 줄 알텐데
그 한달을 못있어서 밥 할 줄 모른다고 절대 발뺌.
이정도의 열외의식은 현대 남성의 필수덕목이지 않겠나.
취사는 잘 빠져 나왔는데 다른 작업거리가 있다.
휴우.. 근무만 서주면 되는 것 아녔니?

아 이제 좀 군인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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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10:07

20080512_근무지원

다른 진지로 근무지원을 왔다.
근 9개월만에 경계근무를 서게 생겼다.
방탄 쓰고 총 메고 2시간 멍때리는 짓 다시는 안할 줄 알았는데.
이미 너무 오래전에 섰던 경계근무라 요령을 다 잃었다.
오랜만에 보는 발칸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 짜리몽땅한 포신이란 귀엽다 귀여워.
예전에 함께 생활했던 발칸 병사는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말년 병장의 모습으로 내 눈 앞에 다시 나타났다.
이거 선임 대접을 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루 세번씩 근무에 투입되었는데.
어깨를 감싸는 총기 멜빵의 감촉은
예나 지금이나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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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51

20080505_나의 날

어린이날이다.
곧 나의 날이다. 으흐흐.
엊그제 토요일부터 이어지는 연속 3일의 휴일.
뭐랄까 오늘 아침에 이르러서는 그만 쉬고
차라리 일과를 진행했으면 졸겠다는 생각이 몹시 든다.
쉬는 날에 마냥 쉬는 것 보다 일과 중간에
짬짬이 쉬는 것이 훨씬 더 매력있지 않나.
예를 들자면 점심시간에 먹는 도시락과
2교시 즈음 해서 몰래 까먹는 도시락의 맛?
아. 하루종일 뭐하고 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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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50

20080413_한달만이야

와우. 엄청 오랜만에 펼친 일기장이다.
서랍 구석에 박혀 전자사전 감추는 용도로 사용되다가
정말 간만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구나.
너도 기쁘겠지만 나도 꽤나 기쁘단다. 흐흐흑.
글 써본지가 한달만이라구. 내 가여운 일기장아.
앞으론 자주 쓰도록 노력할게.
지난 한달새 이런 저런 일이 많이 있었지
함께 생활할 소대장이 새로 왔고.
후임은 허리 아프다더니 2주동안 입실하고
돌아와서는 이상없다는 소식과 함께 운동 삼매경.
며칠전엔 진지공사로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눈여겨 봐두었던 두릅을 눈앞에서 강탈당하고.
네잎클로버를 세개 찾아 책장에 말려두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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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50

20080301_여름이다

쌩뚱맞지만 말이지.
2월 한달도 다 가고 2008년의 세번째 달을 맞이했다.
오늘부터 하계일과가 시작되어 잠 잘 시간이 30분 줄었다.
하지만 오늘은 토요일에 삼일절이기에 휴무일과대로 일어났다.
여튼 무선망 점검차 간부는 어디 간건지 포상에 혼자 올라
무선 점검을 마치고 내려가려는데 오전 훈련 준비상태를 파악한다.
어이어이 작전통제소 양반. 오늘 빨간날이라구.
하지만 정신줄을 놓은 듯한 녀석들은 훈련을 진행시켜버렸고
난 혼자서 간부 차상급 임무수행을 하며 훈련을 받는데
평소 5분이면 끝나던 훈련을 20분 넘어가도록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정말. 으르렁.
오후 무선점검차 다기 포상에 오른 나.
간부는 어디가고 내가 이짓을 한담
왜 점검을 안하는 거냐며 작전통제소 녀석들을 욕하며 전화했는데
아. 오늘부터 여름 일과표대로 하는거지. 하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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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48

20080227_Snow aggggggain!

갑작스레 내린 눈 탓에 어리둥절했던 어제.
봄이 다가온다.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개구리들이 온도계 없이 달력을 보고 기어나오면 모조리 얼어죽었을 테다.
아침 전투대기를 하고 식어빠진 아침식사를 한 것까지는 괜찮은데
보일러가 고장난 바람에 찻물에 양치며 세안을 해야했다. 어으 추워
어제 내린 눈은 대략 10cm정도 될 듯 하다.
눈삽으로 눈을 밀어내는데 돌멩이가 얼마나 많은지
남자구실을 못하게 될 위험이 여러번 닥쳤다. 끔찍하게 아프다.
역시 도구는, 제 용도에 맞는 방법으로 사용해야한다.
요령피우다가, 큰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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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47

20080223_청소

같은 생활관의 후임 두녀석은 외박 선임하나는 당직 근무인탓에
청소인원이 없다. 청소구역 세군데를 둘이서 하게 생겼다.
그 와중에 청소구역 중 하나는 화장실이다. 하필이면 왜..
한시간동안 바쁘게 청소를 끝냈으나 화장실에 샤워장 청소를 했더니
손이 물에 하얗게 불어있다. 하아 녀석들 맛난 것 안 사오기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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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46

20080215_혹한기훈련

혹한기 훈련의 마지막 날이다.
내가 가진 특수한 주특기는 2대 메이저 훈련인
유격과 혹한기마저 비껴가는 대단한 것이다.
혹한기 훈련원들이 행군을 나간 동안
몇몇 남아있던 인원들이 뒷정리를 맡았다.
텐트를 쥐어 뜯어다가 닦아다가 쌓아두고.
쓰잘데기없는 잡동사니들 모아다 버리고.
위장용 산란막 사이사이에 끼고 걸려있는
엄청난 양의 나뭇가지와 이파리들을 제거하고
마찬가지로 개어다 쌓아두고.
훈련한 것도 아닌데 전투복이며 전투화며
며칠은 노숙을 한 듯 먼지에 뽀얗게 변했다.
행군나갔던 인원들이 점심먹으러 올 때
간식으로 줄 이런저런 것들 포장도 도맡아 했다.
아 훈련은 힘들구나. _하면 다른 군인들이 화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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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45

20080207_연휴

설날이다마는 언제나 그렇듯
이곳의 나에겐 빨간날 중에 하나일뿐이다.
엊그제 9박 10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5일간의 연휴를 맞으니 좋긴 하다마는.
휴가 다녀오니 선임들이란 사람들이 하나같이 적응 안되지 않냐며 묻는다.
자기네랑 날 비교하면 쓰나.. 후유증은 무슨 후유증이람.
설 특집 윷놀이를 했는데 이기고 지기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두판을 내리 지는 바람에 천원 잃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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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44

20080125_머리가 좋아서

네모네모로직에 심취했다.
스도무를 한창 하다가 시들해질 때 로직을 발견했다.
일정 규칙에 따라 모눈위에 검은 칠을 하면 그림이 나온다.
뭔가 스도쿠보다 성취한 기쁨이 있달까.
자꾸 풀다보니 아니다 싶은 곳에 표시하던 X표 없이도
가로세로 서른칸 씩의 중형 로직은 풀 수 있게 되었다.
머리가 좋아지는건가 요령만 늘어난건가
닌텐도에는 말랑말랑두뇌트레이닝이라는 것도 있더군
1400g이 성인 기준의 보통 뇌용량으로 기본 점수가 되고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보통 750g정도 나온다는데
나의 첫 시도는 1350g. 실망인데 50g이 모자란다.
750은 당연히 넘어야 하는 건데 1400에 못미치다니.
했던게 5일전이고 지금은 1650점대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머리가 좋아지는건가 요령이 늘어난건가
하긴 IQ 테스트도 하면 할 수록 잘 해진다고들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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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40

20080122_Snow again

또 눈이다.
엊그제부터 내린 눈을 모두 정리하고
그 뿌듯함을 채 느끼기도 전에 빌어먹을 눈이 다시 내린다.
새벽 5시. 새벽전투대기가 있는 날인데 눈온다며 깨우기에
전투대기도 있으니 옷 갈아입고 올라갔는데 다 씌웠다며 내려오는 녀석들.
뭐냐 남은 40분동안 어쩌라고 날 이리도 일찍 깨운거냐.
올라가서 좀 더 자다가 전투대기 돌입하겠다 마음먹었는데
무식하게 춥다. 잠이 오질 않는다.
소변이 마려워 밖으로 나와보니 소복히 쌓인 눈.
쓸자. 쓸어보자.
꽤 빠르게 간단한 정리를 마쳤다. 스킬이 늘었다. 쓸데없이.
아침을 먹고 포상에 올라가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신나게 눈을 쓸었다. 에휴 팔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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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39

20080117_후임(과,도) 선물( ,인가)

조종수 후임이 어저께 왔다.
영어를 잘하는 외국물 좀 먹은 혀 꼬부라진 녀석을 기대했는데
그런 녀석이 와서 영어를 가르쳐주면 잘 대해줘야지 마음먹었는데
아쉽게도 그러진 못할 것 같다. 후임 받자마자 실망이로군.
11월에 입대한 나보다 생일이 4일 빠른 녀석.
1년동안이지만 잘 지내도록 노력해야지.
생일선물 달라고 보챘더니 책을 보내왔다.
송미진양으로부터의 『위험한 생각들』
정다훈양으로부터의 『제3의 시나리오』
음모스러워보이는 점과 김진명씨 작품이라는 점에서
내용을 보기 전부터 마음에 확 든다.
어떻게 말도 안했는데 내 취향을 잘 안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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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37

20080111_Snowing

새벽
눈이 내린다
눈이 쌓였다
1센티미터
천마를 덮었다
눈을 쓸었다
아침을 먹었다
눈이 쌓였다
3센티미터
다시 쓸었다
눈은 온다
나는 쓴다
그래도 쌓인다
이게 무슨 의미없는 몸부림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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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37

20080110_진중문고

진중문고랍시고 국방부로부터 20여권의 책이 지급되었다.
순수소설은 몇권에 그치고 거의 자기계발서과 자서전 등이었는데.
『똑똑하게 사랑하라』 라는 책은 왜 준거지. 여자들의 남자 사냥법이다.
『인간동물원』이라는 책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츠츠이 야스다카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
흐뭇하게도 나름 흥미를 끄는 책이 여럿 있었다.
이거 다 보면 2월즈음 되어 있겠지.
지난 4일간 5권을 읽어치웠다.
시간 많다 꼭꼭 씹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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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09:35

20080105_생일

생일.
전화속에서만
웃고
즐겁고
고맙고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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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54

20080104_닌텐도와 진폐증

오전. 닌텐도DS를 가지고 놀았다.
맨처음 광고로 접했던 두뇌트레이닝을 해 보았는데
두뇌나이 측정 결과 20세라고 실제보다 어리게 나왔댄다.
아직 내 머리는 말랑말랑한가보다.
오후. 컨버터실 청소를 했다.
얼마나 청소를 안했는지 먼지가 소복히 쌓여있다.
그것도 엄청난 미세먼지.
이걸 들이켰다간 바로 진폐증에 걸리고 말 것이다.
pnue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
쳇 이런 단어 외우면 뭣하나 실속이 없는데
영작 자기소개 4줄 쓰고나니 진도도 안나가는 녀석이..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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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52

20080103_분리수거

청소제도가 임무분담제로 바뀌고
주어진 청소구역은 분리수거장이다.
어저께는 저녁 식단이 빵이었던 탓에
빵 껍질이며 우유곽에 먹다남은 소스들 까지 어우러져
아주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그 쓰레기 양은 평소의 몇배는 되고
인원도 평소보다 턱없이 모자라서
수십분간 추위에 떨며 분리수거를 해야했다.
어제도 형광등이 하나 있었는데 역시나 그 중후한 파열음은..
오늘은 난데없이 혹한기 훈련에 사용할 텐트를 친다며
수십명이 와서 라면을 먹고 갔다.
그 쓰레기 가져가라.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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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50

20080101_새해

오오 2008년이 오긴 오는구나
라고 다들 들뜬 생각을 품고 있던데
오면 오는거지 2009년은 되어야 시간이 흐른게 느껴질 듯.
아직은 멀고 멀었네. 내 남은 군생활.
간밤엔 잠들어 있다가 누가 깨운건진 몰라도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전 카운트 8에 깨어나
멍한 정신으로 5 4 3 2 1 을 귓등으로 듣고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일고 여덟번인가 세어보다가 잠들었다.
4시부터 6시까지 근무를 서는동안은 괜찮았는데
기상나팔이 울리기 20분 전에 배가 아파서 깨어버렸다.
뭐 특별히 먹은 것고 없는데 덕분에 화장실에 앉아 아침을 맞이했다.
7시 45분에 일출이 예상되어 모두들 뒷산 포상에 올라갔다.
춥다.
바람이 어후.. 살을 에는 듯 하다.
장갑을 두개나 꼈는데도 손발끝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일출이고 나발이고 소원이고 각오고 목표고 뭐고 개뿔이다.
따뜻했던 생활관으로 일출행사가 끝나자마자 맹진.
하는 와중에 나는 양반이니까 어슬렁어슬렁.
아침은 떡국. 신년 분위기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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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50

20071226_햇살 좋은 날

햇살이 따사로운 따뜻한 봄날같은 하루였다.
다만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은 여전히 차가왔다.
의자를 하나 꺼내다 멀리 풍경이 보이는
탁트인 전망 좋은 자리에 놓고 앉아
책을 가져다 읽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으니
군복을 입었다 뿐이지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시원한 공기를 한껏 들어마시니 코도 뻔 뚫리고..
아- 오늘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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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48

20071224_크리스마스 이브

오오. 크리스마스 이브로구나.
TV엔 온통 크리스마스특집이지만
나의 생활은 평소와 전혀 다를게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이
이어지다가 저녁께 진지원 회식을 했다.
치킨에 피자를 먹다가 알코올이 아쉽다며 점호 후 2차를 기약하고
점호가 끝난 뒤 소대장님 방에 모여 알코올이 조달되기를 40분간 기다린 끝에
졸려 쓰러지겠지만 한잔 걸쳐보겠다는 일념으로 버틴 끝에
순대떡볶이튀김 안주에 소주를 마주하고 앉아 쬐-끔 먹었다.
반병쯤 마셨던가... 역시나 쐬주는 맛이 없다.
그래도 뭐 알딸딸 해질듯 말듯 기분이 나쁘진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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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47

20071219_휴일,좌절

대통령 선거일이라 휴무 일과를 보냈다.
꿀맛 같은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평일보다 30분 늦어진 기상나팔소리
오전 훈련도 없을터라 아침청소도 도와주고 난 뒤...
늦잠을 잔 간부탓에 무선망 점검 2분 전에 포상으로 내달렸다.
검열이 뜨지 않는 한 간부가 필요없을 정도로 간부 노릇을 하고 있다.
작전통제소 애들한테 미안할 정도로 간부 사칭에 따른 반말을 퍼부었달까.
요즘 다시 밥 섭취량을 줄이고 있는데 효과가 나타날런지는 모르겠다.
다른 먹거리 섭취가 따라 줄지 않는다는게 흠이랄까.
단어장을 보기 시작했는데 애초에 어휘가 부족하긴 했지만
공부 안한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참 많이 잊어버렸다.
단어에서 풍기는 느낌(긍정이나 부정 밝고 어두운)은 알겠는데
정확한 뜻은 도무지 모르겠다. 하아아,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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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47

20071217_정권교체

중대장님 이취임식이 있었다.
오전께부터 연병장(...운동장)을 정리하고 예행연습도 하고..
추워 죽겠구만 뭐하는 짓이람.
실제로 하는 건 10분 남짓인데 연습은 그 열배는 한 듯하다.
뭐 특별히 나아지는 모습이 안보이니 연습하는 보람도 없고
발가락만 시리고 시리고 시려서 나중엔 감각마저 무뎌져
걸어가는 데 공중부양을 하는 양 발바닥과 지면과의 접촉을 느낄 수 없다.
이임사를 하던 중 前중대장님의 목소리가 왠지 울먹이는 듯 해 짠했다.
기념 다과회가 있었고 끝난뒤 뒷정리 겸 투입했다.
6도짜리 샴페인을 터뜨렸는데 평소 맛 없기로 소문났댔는데 나름 괜찮았다.
그러고 보니 내 주위 행사 때 샴페인 터뜨린 적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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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46

20071215_눈사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밤새 눈이 소복히 쌓였다.
말번초 근무를 서며
정문을 개방하러 다녀 오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내 발자국만
이열종대로 헤쳐모여 있었다.
비틀비틀대면서 걸어왔는지
발자국이 구불구불
군기빠진 예비군이
어슬렁어슬렁 줄 서있는 것 같다.
여튼 평화로운 풍경이다.
그런데... 왜이리 짜증이 날까.
포상의 눈 정리를 한뒤
눈을 따로 안치워도 되는 잔디 위의
눈을 뭉쳐다가 눈사람을 만들었다.
내 생애 최대의 눈사람.
사진도 하나 찍어 놓고 내버렸다.
햇살이 내리쬐니 눈이라고
박아놓은 돌멩이부터 떨어진다.
오늘을 버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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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