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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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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38

20071213_부재자투표

대통령 부재자 투표에 참가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사해본 선거권이다.
기호8번 허경영 후보에겐 미안하지만
남들이 너무 집요하게 물어볼땐
농담으로 8번 찍었다고 해버렸다.
내가 한표를 더 지원한 후보가 당선되면 좋겠지만
누가 뽑히든 그게 나와 관계있으려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내 권리를 핼사했다는 것 만으로도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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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37

20071210_안녕폰게임 그리고 기름

석달하고 조금 더 함께 생활하던 소대장이 다른 진지로 떠났다.
아아.. 이제 미니게임천국과 절묘한타이밍을 못하게 되는건가.
곧 반장도 떠날텐데 앞으로 폰게임은 더이상 못하겠다.
공부나 해야겠다. 하아앙.. 아쉬워할 일은 아닌데.
안할 짓을 안하게 되는 것 뿐인데 왜이리 안타깝지
그나저나 이제 나와 나의 천마는 누가 관리하지

TV에는 온통 총기 탈취사건과 빵꾸난 유조선 뉴스 일색이다.
드럼통 5만개 분량이면 리터에 천원만 해도 백억원이다.
나.. 기름이나 줏어담으러 갈까나. 걷어다 써도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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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36

20071209_몰래TV

근무시간에 몰래 보는 텔레비젼의 재미란 이루 말할수 없다.
지휘통제실에서 밤이 새도록 TV를 켜놓긴 하지만
눌러앉아 보기에는 내 지난 군생활이 너무 짧다.
삐걱거리는 문을 혹여 누가 들을까 조심스레 열고 들어가
TV를 켜고 외부입력에 맞춘 뒤 볼륨을 최소로 줄인 뒤
스카이라이프 단말기의 전원을 켜는 순간
어두컴컴하던 공간이 브라운관의 푸르스름한 빛으로 번쩍이고
내 귀 하나는 문 밖의 소리에 또다른 하나는 TV소리에 주차수를 맞춘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다 낯설은 밴드가 보여서 채널을 고정했다.
이게 왠일 MOT이네. TV에서 보는건 처음이다.
1집 음반 노래 좋다고 흥얼거리고 다녔는데도
멤버가 두명인 것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새 2집 가수가 되어 있었다.
평소 안보던 채널이었는데 앞으로는 애청해야겠다.
막간을 이용해 채널을 돌리다보니 Coldplay의 보컬 얼굴이 보인다.
이것도 보고싶고 저것도 보고싶은데 녹화도 안되고 흐엉.
둘다 Favorite하는 밴드인데 말이지. 동시에 나오고 말야.
MOT에 이어서 나오는 밴드는 피터팬컴플렉스.
이 밴드도 좋아. 좋다구. 그런데 철수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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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34

20071208_신세력등장 구세력갈등

내년 3월 신임소대장으로 부임 예정인 장교가
지난 화요일부터 야전부대 방문 실습하러 와있다.
86년생이라니 학점은행제인지 뭔지 해서
1년만에 학사학위를 따고 바로 온거라나. 여튼 빨리도 왔다.
특별히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 망월진지에서 생활한댄다.
어머나 이 싸람을 어떻게 데리고 살까 걱정된다.
휘어잡을까 따로놀까.. 당연하지만 휘둘리는 일은 없을테다.
이틀뒤에 지금 소대장은 김포로 떠난다.
병초는 후련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좋아 죽는다.
난 둘 사이에서 이쪽저쪽 조율해주느라 힘들다.
이쪽에선 저쪽 욕하는 거 들어주고 변호하고 맞장구치고
저쪽에선 또 이쪽 푸념하는거 들어주고
아 무기력하다.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듣는 것 뿐.
역시 중간자적 입장에 서는 건 피곤하고 곤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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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32

20071206_누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해병대 2사단에서 총기피탈 사고가 일어나 부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귀신잡는 해병대가 민간인에게 총기를 빼앗기다니..
여하간 산아래 사단이 있지만 범인이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는 거리라 5분 대기조 기동타격대가 소집되었다.
음냐 내가 그 녀석을 때려잡으면 포상이 엄청나겠지.
날씨도 꿉꿉하고 비도 부슬부슬오고
벌써 한사람 죽었다던데 사고나기 딱 좋은 분위기의 겨울밤이다.
뭐랄까 언제 어디서 누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듯 하다고 할까.
스산하고 으스스하고 을씨년스럽고 축축하고 좋다.
부디 내 주위 사람들에겐 사고가 없길.. 너무 이기적인가
그나저나 변덕스런 날씨덕에 포카바를 두번이나 씌웠다 벗겼다 했다.
화창하진 않더라도 뭐 좀 흘리고 다니진 말란 말야. 멍청 구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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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30

20071202_데미지

공놀이 중 급소를 맞았다.
세번의 타격 중 최고의 데미지다.
끄어어 아가들아 괜찮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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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27

20071130_11월 마지막 날

워어 벌써 11월도 끝이 났다.
높으신 분이 방문한다기에 교육소대를 마냥 착실하게 하는 듯
세팅을 하느라 조금 고생하고 오후부터는 책 좀 읽고 공부 좀 했다.
앞부분은 쉬운데 갈수록 어렵다. 이 한자 저 한자가 섞여서
부수가 헷갈리기 시작하면서부턴 공황상태.
외우는 데에는 애초에 자신없긴 했지만 요령을 배워야 되는데..
어쨌건 내일부터 12월 올해의 마지막 달이다.
연초에 세웠던 목표 중 달성한 건 몸무게 불리는 것 뿐인가.
다만 5킬로그램 찌려다 10킬로그램으로 초과달성 항게 흠일까.
좀 빼야겠다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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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26

20071126_내기

폰게임으로 빵우유 내기를 했다.
종목은 2008프로야구 게임의 홈런더비.
한개짜리 이기고 두개짜리 지고....
결국 10개를 빚졌다.
바나나단지우유에 피자빵이면...
군할인을 받아도 만오천원인가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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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08

20071124_보일러와 에너지

워어. 보일러 한번 잘못 켰다가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
말도 안하고 켠건 명백히 내 잘못이지만
내가 켠 걸 내가 켰다 하는데도 거짓말 말라며
누가 시켜서 켠거냐며 뭐라 한다. 이건 뭐 뭐라 할 수도 없고.
당직사관도 어디서 꾸지람 듣곤 뿔난 상태라 입에서 불을 뿜는다.
5분동안 켠거 물 온도 1도도 안 올라갔겠다. 기름값 내가 내고 말지.
내가 대체에너지라도 만들어서 보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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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3:05

20071122_땡마부대

내가 군생활을 날로 먹고있나 하긴 특별히 힘든건 없지만
다른 애들도 하는 것 없긴 마찬가지인 막장 부대에서
나더러만 매일 하는 일 없다고 뭐라 한다.
뭐 정해진 일과가 없어서 책보고 공부하고
간부들 폰으로 게임을 하곤 하지만..
다른 부대가 어떨런진 모르겠지만 한번쯤 체험해보고 싶기도 하다.
산골짜기에 있음에도 수도권이라며 격오지 취급도 못받고
중대단위의 작은 부대라 복지시설도 없다. 인터넷도 없다.
일도 없다. 음냐 대충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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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2:45

20071119_첫 눈

눈이다. 갑자기 저녁께 청소하던 중에 눈이 내린다.
첫눈이라는 감흥을 느끼기 전에 눈이 와도 장비를 덮어야 하는지가 궁금하다.
절대로 씌우긴 싫다는 머리속의 울림에도 불구하고
냉큼 올라가서 씌우라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눈은 별것 아닌데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어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선사한다.
바람에 펄럭이는 포커버를 설치하는 일은 고역이다.
바람에 날려 옆사람 따귀를 올려붙이기도 하고 내 뒤통수를 치는가 하면
바람을 머금고 부풀어 올라 낙하산마냥 날 매달고 날아가버릴 기세다.
그나마 귀도리 하나를 챙겨와서 다행이지 얼어 찢어질듯한 추위였다.
우여곡절 끝에 어떻게 다 씌우고 포상 대기실에 들어가
얼어붙은 손을 녹이고 있는데 천둥소리가 콰과강- 안돼.
장비안전조치만은 안돼 난 초번초라구 내가 해야잖아. 추워. 싫어.
생활관으로 돌아와 점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장비안전조치를 하라는 방송이 나온다. 근무라 따숩게 입은 내가 대표다.
눈은 여전히 펑펑 쏟아지고 바람도 여전히 쌩쌩 불어왔다.
새하얀 커다란 캔버스에 나홀로 흔적을 남기며 올라가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쓰며 놀다가 조치를 마치고 보고도 내버리고 내려왔다.
내려왔는데 왠지 잘시간이 지났는데 빗자루를 들고 있는 무리.
내일...하면 안될까나. 한시간 여가 흐른 뒤 무리는 철수 난 근무.
어쨌든 첫 눈이 온 날. 석 좋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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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2:44

20071118_본격 겨울

기온이 몹시 떨어져 완연한 얼어죽을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 하다.
전투대기가 있어 두툼한 장갑에다 목토시에 귀마개까지 하고 나섰는데
엄습하는 추위는 모든 방한구를 무시하고 내게 데미지를 입힌다.
포상까지 덜덜 떨면서 올라가 나름 천마 안에 있어
바깥공기와는 차단되어있는 온도계를 확인해보니 영하 5도다.
도대체 바깥은 얼마나 춥다는거야.
전기로 작동하는 난방기를 수리한답시고 떼어가버려 걱정했는데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작동않던 제 2의 난방기가 내가 가동하니
기름냄새를 폴폴 풍기며 잘도 돌아간다. 역시 난 능력자.
한시간 넘게 틀었더니 온도계는 어느새 영상 20도를 가리키는데
문가쪽에 있는 내 다리 한쪽은 여전히 시리고 시리다.
종교활동을 어찌가나 했는데 정비팀이와서 안갔다.
차라리 종교활동 가는게 더 나은데 포상에서 떨어야잖아..
오후에 축구를 하는데 사타구니가 너무 시려웠는데
나중에 샤워할 때 살펴보니 얼어 갈라 터졌다.
이게 동상이라는건가.
돌이켜보면 중학교때 아침에 학교 걸어서 통학할때도
쓰라렸던 기억이 있는데 취약한 부위였나보군.
아 이게 군대의 겨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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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2:43

20071116_생일

후임 녀석의 생일이다.
어울리잖게 음력으로 생일을 보낸다며 양력으로 집계하는
월간 병사들 생일 목록엔 이름도 없는 녀석.
덕택에 중대장님도 내일이 생일인 녀석들에겐
미리 축하 해주면서도 이녀석에겐 말이 없다.
여기저기 소문을 냈더니 저녁즈음에야
과자를 좀 사다가 조촐한 파티를 했다.
내 생일은... 이제 50일쯤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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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2:42

20071115_야간훈련

야간에 훈련이 있었는데 기밀이 되는 내용인가 모르겠지만
뉴스에도 나왔을 법한 꽤 큰 훈련이었달까.
F16 2대와 헬기 두대를 띄워놓고 가상의 적으로 간주하고 하는 훈련.
8시부터 시작된 훈련.. 졸려 죽겄는데 검열관까지 와서
나름 열심히 잘 하고 있는데 몇번이나 딴죽을 걸고 간다.
통제하는 녀석들은 각 진지 상황은 보고 받지도 않은채
멋대로 교전 명령만 내려대는 통에 어설프게 끝나버렸다.
다른 진지는 훈련하다가 장비가 퍼져버려서
덕분에 새벽전투대기를 난데없이 하기도 했다.
일주일만에 찾아온 비번인데 그걸 송두리채 앗아갔다.
더 짜증나는건 고작 차단기 하나 내려간걸 몰랐다는 거.
큰 고장도 아니고 차단기 따위가 내 잠을 앗아가다니.
겨울이 오긴 하는 듯 새벽의 전투대기는 무식하게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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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0:33

20071112_분위기

중대 분위기 너무 좋다.
독후감 쓰는 과제가 있었는데 아무도 제 시간에 한 사람이 없자
화가 난 간부가 모두를 완전군장을 착용시킨 채 집합시키고
짜증이 나기 시작한 선임병들은 괜히 뭐라뭐라 하고
후임병들은 후임병대로 심술이 나 있는 상태라 말이 안 먹힌다.
결국 이제껏 잘못한 것들 끄집어내서 인신공격을 해대니
부대 분위기가 참으로 볼만하다.
Vision NQ니 뭐니 하며 선진 병영으로의 변화따윈 기대하지 말랜다.
산골짜기에 몇명되지도 않는 인원이 모여 있으니
선임 한사람 한사람의 입김이 세서 쉽게 분위기 전환이 안된다.
반면 변화가 쉬울수도 있는데 선임병들의 성향이 안 따라준다.
인원 교체가 있고 나면 뭔가 좋은 쪽으로 바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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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0:32

20071110_외박인 줄 알았는데

꿈속의 나는 외박을 나가 있었고 장소는 어느 시골이다.
그 시골에 대한 꿈속 설정은 할머니댁인데
돌이켜보면 그런 할머니댁 나에겐 없다.
같이 나간듯한 선임병과 이별하고 난 뒤
뭐하고 지냈는진 모르겠고 눈을 감고 있었는지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서 사색중이다.
그 내용이란게 휴가 복귀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찌 외박을 나와있느냐 하는거다.
나올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기억날 리 없고
설마 내가 탈영한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몸이 부르르 떨려온다.
긴 사색이 끝나고 눈을 뜨니 아침이 밝았다.
아무래도 내가 탈영을 한 듯 하다.
자진해서 복귀해야지 하곤 잠시 정신이 끊겼다 이어졌는데
눈앞은 부대의 모습. 아아아 다행히 돌아왔구나..
혹시나 날 찾고 있진 않을까 했는데 신경쓰는 애가 없다.
행정반에 가서 간부에게 물어보니 포상외박을 나갔다는데..
그럼 아침 일찍 복귀한게 이상하잖아.
다시 내보내달라 했지만 그럴 순 없단다.
끄아악 내 외박....

잠 깼다. 외박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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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4. 20:25

20071109_우박

어제는 비욘세 덕에 장비를 덮은 듯 한데
도대체 오늘은 또 뭐하는 유명인사가 내 머리위를 날아다니는거지
그러고 있다보니 왠지 하늘이 습하다.
비가 오려나 했더니 이윽고 한 두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
날씨 예측이 개구리 수준은 되지 않나 싶다.
덮개를 씌워두고 대기실로 몸을 피해 있는데
우르르콰광- 하늘이 미쳤나 갑자기 왠 천둥번개.
잠시후 후두둑 쏟아지는 빗방울.
잠시후 조금씩 굵어지는 빗방울.
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심상치 않아
창밖을 내다보니 이게 무슨 우박세례람.
한대 맞으면 두개골이라도 뚫어버릴 기세다.
뚫린 구멍으로 피슈슈 새어나오는 노오란 뇌수의 빛깔을 떠올리니..
..왜 이런걸 상상하는거지
비도 오고 딱히 작업거리도 없고 편지 작성에 열을 올렸다.
봉투 서른개 우표 서른개 다음 휴가때까지 다 쓰려면
이틀에 하나쯤 써주면 되려나.. 쉽진 않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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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21:32

20071028_종교행사 천주교

천주교 미사는.. 힘들었다.
일어났다 앉았다 일어났다 앉았다.
색다른 내용은 별로 없고
항상 하는 멘트만 읊조리고. 뭐랄까. 두번 갔는데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성경책 비슷한.. 뭔가 이름이 있었는데 기억나지 않고...
군인성가 책 맨앞에 있는 것 그대로 주욱 읽다가 아주 짧은 설교가 있고..
여튼 가던델 가야지.. 기독교나 갈걸 잘못 선택했다.
아무리 유아원 시절을 천주교에서 보냈다지만 기억도 없으니..
오후엔 비가 왔다.. 비... 춥다.. 번개 천둥까지 쳐 울렸다.
젠장맞을 장비안전조치.. 뇌우경보따위 사라져버려..
별것도 아닌 조치하러 그 84계단을 두번이나 오르게 생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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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21:17

20071026_회식

점심. 중대회식차 삼겹살을 구어 먹었다. 라기보단 굽힌 삼겹살을 먹었다.
정비를 마치고 내려오다보니 고기 굽는. 라기보단 태우는 냄새가 진동한다.
이 싸람들 도대체 고기를 어떻게 굽는거냐. 라기보단 어떻게 태우는거냐.
취사장 뒤 고기 태우는 현장엘 가보니 화덕. 이라기보단 구덩이를 파놓고
숯불에 대리석판을 얹어놓고 고기를 굽고. 라기보단 태우고 있었다.
호오 그럴듯하게 먹는데? 쌈채소가 없는게 좀 아쉽. 다기보단 관계치 않는다.
누릇누릇하게 잘 구어진 녀석만 골라다 먹었다. 라기보단 삼켜댔다.
김치와 같이 두루치기를 해놓는 바람에 익은건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불판의 고기는 뒤로하고
고기 따로 김치 따로 놓여있던 고기만 먹어줬다.
숯불에 감자까지 넣어돟고 할건 다 한다..
크킁.. 배불리 먹으려다 적당히 먹다보니 입에서 단내가 풍겨오기 시작해서 그만-
살찌겠다.. 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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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21:05

20071023_시간죽이기

오후엔 중대 인원 대부분이 사격훈련가고 운전병 교육 가고 이등병 교육으로 빠져나가버리고 휑하니 상황근무 한 녀석과 나와 손 아픈애를 남기고 모두 떠나거나 잠들었다. 상황근무 서는 녀석이 심심해 보여서 옆에 앉아서 놀며 쉬며 근무서는 척 하다가 빙고에 야구게임에 고누 따위를 하며 시간을 죽였다. 흐흠. 처음으로 근무서며 이러고 놀았다고 한다는데 이게 잘한 짓인지 못한 짓인지.. 전화가 왔는데, 뭐가 무슨 전화긴지 몰라서 찾는데 한참 걸렸다. 역시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 라곤 하지만 3달 전에만 해도 줄기차게 했지. 타자연습을 오랜만에 했는데 한글 560타, 영타 320정도다. 떨어지지도 않고 오르지도 않는군. 역시나 한결같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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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20:29

20071022_총쏘기

경비단 사격장으로 사격연습을 하러 갔다.
영점도 안맞춘 총을 들고 사격을 가게되어 심히 걱정되었다.
(영점 ; 가까운 표적에 대고 쏴서 정확한 방향으로 가게끔 총렬을 수정하는 것.)
60%를 맞춰야 합격선인데 못 넘으면 죽여버리겠다는 간부님들의 엄포를 뒤로하고
서울 시내, 연세대, 이대 앞 신촌을 지나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는데.
트럭 뒤에 타고있으니 나뭇가지들이 뺨을 야무지게 때린다. 오픈카의 폐해랄까.
생각보다 아담한 사격장. 처음 와본 곳이니 사격 폼 한번씩 잡아보고는 줄을 서서 사격을 시작했다.
귀마개 정도는 챙겨올 걸 그랬나. 그냥 쏘면 귀가 멍할텐데. 하면서도 없으니 어쩌겠는가.
고막아. 힘내서 버텨보렴. 내가 좀 가난해.
표적 10개에 쏘는 사격장. 탕탕탕. 영점을 안맞췄는데도 생각보다 꽤 잘맞아 들어간다.
중간에 멈췄었는데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4개 표적을 남긴 시점에서 맞춘 수 4개.
남은 표적 중 절반만 맞추면 훌륭하게도 합격선이로구나.
앞에서 쏘던 선임들에게 몇발 맞췄는지 물어보니 이미 탈락선이다.. 허허 어렵긴 하다만..
곧 사격이 재개되고 2개를 가뿐히 더 맞추어 합격선을 넘었다.
이거 뭐 별거 아니구만. 크하하 총따위 아무거나 가져와도 합격이잖아!
영점도 안맞춘 총으로 이정도 사격술이면 천잰가 나? 크크큭
한번만 더 하면 더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합격자는 총알 아깝다고 안준다.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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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20:24

20071020_추워

엄청나게 추워진 오늘,
강원도 어딘가에는 첫눈이.
대관령은 영하의 날씨.
여기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현상은 없지만...
춥다.
손발이 덜덜덜.
양말은 그 기능을 못다하고
맨손은 죽을 죄를 지은양.
한마리 파리라도 된 양
싹싹 비벼보지만 소용없다.
어허. 이제 고작 10월인데..
12월 부터의 한겨울은 어떻게 보낸담.
마라톤 대회가 있어 인원이 얼마 안남은
적막한 중대의 못브은
추운 날씨를 더욱 쓸쓸하게 한다.
어으..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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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20:22

20071018_뺑끼칠

궤도. 라고 하면 알려나. 탱크따위 바퀴에 감겨있는 체인..
넓은 체인.. 같은걸 궤도라고 하는데,
녹이 매우 슬어 있어 녹을 제거하고자 페인트를 덮어 칠한다.
항상 이모냥, 눈가리고 아웅이다.
뭐 여튼 지난 월요일에 페인트 칠을 한번 했는데
화요일에 천마를 기동 시키는 바람에 흙먼지를 뒤지버 쓴데다
칠했던 아래쪽이 위로가고 안칠했던 위쪽이 아래로 오는 바람에
드러운 부분이 눈에 확 띄게 드러나버려 또다시 페인트칠 개시다.
휘발유와 페인트를 섞어 묽게 만들어 칠하는데 휘발유 냄새가 너무 독하다.
어릴적 차를 타다가 멀미를 심하게 할 때 쯤 들른 주유소에서 맡은 기름냄새?
지독하기 짝이 없는 그런.. 쒵 구린 냄새.
쪼그려 앉아 칠하다보니, 일어날 때 마다 머리가 핑- 돈다.
어질, 쓰러질 것 같은 몽롱한 기분. 쒵 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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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14:43

20071012_전투준비태세

CRE라 불리는 전투준비태세 평가를 받았다.
왠일인지 어제는 항공기 식별 카드를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나야 뭐 다 알고 있으니 괜찮지만 후임녀석은 많이 틀려서 공부를 시켰다.
오늘 아침엔 근처에서 검열팀 차량을 보았다는 제보에 조원훈련도 했다.
하지만 오전 3시간이 다 지나도록 검열팀이 오지 않았고.
손놓고 있다가 천마에 기름을 좀 넣어주려 했는데,
기름창고로 올라가다가 난 화장실에 가고자 좀 늦었고,
그동안 CRE 검열팀이 근처에 있어서 올 것 같다는 제보를 다시 한번 받고
'CRE팀 들어온답니다' 외치며 포상에 뛰어올라갔다.
그때만 해도 올라오고 있다는 줄 알고 열심히 뛰어갔는데
오질 않기에 더운 몸을 식히고자 웃통을 벗어놓고 있을 때
올라오는 차 한대. 내리는 검열팀.
'헛'숨을 들이키고 옷을 다시 입으려 뛰어 들어가 옷을 입고 있는데
그 틈, 그 여유도 주질 않고 검열 시작.
옷은 펄럭이고 군장은 등쪽 멜빵이 끊어져 덜렁거리고,
첫 검열이라 이런걸로 감점 주진 않을까 걱정되어 뒷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부단한 노력을 했다.
항공기 식별 테스트를 소대장, 후임녀석 순으로 하고
나에게 다가오기에 긴장하고 있는데, 다른걸 물어본다.
헛, 그건 외운적 없는데... 생각나는 대로 말했는데 "잘 알고 있네" 랜다.
크큭. 맞춘건가? 난 정말 대단해.. 푸헬.
결과는 96.6점으로 우수성적을 거두었다.
뭐. 그렇게 힘든건 아니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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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14:32

20071011_개들의 세계

저녁식사를 하고자 식당으로 향하던 길.
연병장... 이라기보다는 운동장에는.
경계견이랍시고 키우고 있는 똥강아지들이.
즐겁고도 재미나게.. 그짓을 하고있다.
아래 깔린 녀석의 견명은 마진가 암컷. 뭐 암컷이니까.
위에 탄 녀석의 견명은 해피 암컷. 뭐냐 넌.
그 앞에서 구경하는 녀석은 이름 모를 해피의 새끼 수컷.
뭐해. 안 말리냐? 니 애미 이상하잖아. 저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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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14:23

20071008_내 손가락

중대 전술훈령 평가가 있던 날이다.
난 최고의 보직을 맡았기에 몸은 안써도 되는,
그렇다고 머리 쓸 일도 없는 하는게 없는 좋은 역할.
그저 얼굴에 검은칠하고 천마 안에서 헬멧 쓰고 앉아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는데.
괜히 짐싣는걸 도와주겠다고 부적절한 자세로 짐을 들어올리다가
35킬로그램의 쇠+플라스틱 덩어리에 손가락을 찍혔다.
공교롭게도 고양이가 어택했던 오른손 집게손가락 손톱.
시커멓게 손톱 밑으로 피가 스며나오고 손가락을 두르며 시퍼런 멍이 생겼다.
고양이의 어택 따위와는 비교할 바 없이 아프다.
지금 일기 쓰는 것도 매우 힘들다. 으아아악
새삼 손가락의 소중함을 느낀다.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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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00:47

20071004_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덕에 TV가 마비상태이다.
안그래도 공중파밖에 안나오는데
방송 3사에선 너도나도 남북정상회담 특집방송이다.
본방사루를 꿈꾸는 이들에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냉큼 통일이 되어버리면
60만 장병들은 어떻게 되려나?
광복절 특사마냥 전역을 시켜줄리는 물론 없겠지.
회담을 통해 어떤 결과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잘 하셨겠지.
뉴스를 잠깐 보니 서해안 어쩌구 백두산 저쩌구 하던데..
백두산이나 한번 놀러 갈까.
꼭대기까지 케이블카 있으면 좋겠다. 으흐흐..

(초딩일기도 아니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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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00:33

20071002_고양이

귀여운 고양이 내 손가락을 할퀴어 놓았네.
아우 아파라 피가 철철철 후두두둑 떨어지네
할퀸건지 깨문건지 확실친 않지만
내 가녀린 손가락에 기스를 내다니 몹쓸것!
귀여운 녀석과의 만남은 참으로 우연스러웠지.

포상에서 목이 말라 물뜨러 내려가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장 속에 있는 초콜렛 빛 그 놈들이
인디펜던스를 요구하지만 않았더라면
후임이 갔지, 내가 내려가진 않았을텐데.
여하간 물통을 한 손에 들고
독립을 요구하는 녀석들의 폭동으로
불편한 엉덩이 골짝 샘이 놀라지 않게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길 가 배수로에 회색빛 털뭉치가
굴러 내려갔더라면 신경 안썼을텐데
경사를 거슬로 올라가는게.. 언뜻.. 보였다.
뭔지 보려고 다가갔는데, 꺄-- 귀여운 야옹이다!
주먹만한게. 아니 주먹보단 조금 컸지만
엄청 지끄만 귀여운 그녀석.
페트병을 가까이 가져가니 발톱을 세우고 입을 벌려보인다.
흐미- 귀여운 녀석의 이면엔 흉기를 가지고 있다.
손대기 겁이나 페트병으로 밀어서 계단 가까이까지 갔는데
배수로가 긑나버리고 막다른 길 구석에 몰린 귀여운 야옹이..
더이상 페트병으론 움직일 수 없어서
조심스레 털 끝을 잡아 배수로 바깥으로 끌어냈고
툭툭 치다보니 만지는 데 자신감이 생긴 나.
무모하게도 뒷 목덜미를 들고 84계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다 잠시 쉬는 동안.
막사에 데리고 가면 선임들이 뭐라 할게 걱정되어
어디다 숨겨놓고 내려갔다가 올라오면서 박스라도 가져올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내, 나의 귀여운 고양이가 갑자기 몸을 뒤집어 날 공격했고
놀란 나는 놓쳐버렸다. 그렇게 내 손가락을 할퀴고 풀숲 언저리에서
떨어진 충격탓인지 안움직이는 녀석.
정나미가 떨어져 내버려둔채 막사로 가 응급처치를 했고,
물을 더다가 올라오는데 아까의 풀숲 언저리에 그대로 있는 녀석.
피맛을 봐서 그런지 도망도 안가고 노려보는 녀석.
컥.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니, 야옹아?
페트병으로 위협했더니 풀숲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내 귀여운 고양아. 잘 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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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00:19

20070927_장비수리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장비를 고쳐버렸다.
5일 전 장비가 고장나며 부품이 없어서 프랑스에서 가져오는데
무려 석달이나 걸린다기에 임무해제라고 기뻐 날뛰었는데
어디서 부품을 주워왔는지 냉큼 고쳐버렸다.
어디로 팔려갈지.. 아니면 밥이나 하고 살아야할지 고민하던 나만 바보가 되었다.
여하튼 고쳤으니 다행이긴 하다만.. 생각보다 너무 빠르잖아. 쳇쳇쳇.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정비를 한다고 비를 쫄딱 맞아 오슬오슬 춥다. 에엣-- 취!
장비 수리중엔 비 안맞추겠다고 비에 젖어 들어가는 내 몸뚱아리는 내버려드고 장비 덮개를 들고 있는데
바람은 또 얼마나 심한지 후들후들 떨리는 팔뚝.
여튼 이고생했으니. 아무리 고철덩어리라도 고쳐져야 마땅한 법!
이젠 고장나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남길.. 에엣--취!
바람에 펄럭이는 포카바에 몸을 실어 날아가면 기분이 좋을라나?
가녀린 팔뚝으로 매달려 날아갈 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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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8. 8. 3. 00:12

20070920_꿈

아- 정말이지 기분 나쁜 꿈을 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번초 불침번 근무 (2시~4시)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후 모기덕택에 잠을 설치다가
마지막으로 시계를 본 게 새벽 4시 40분.
그리곤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마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야유회라도 열린듯 십수명의 고등학교시절 친구들이
한 방에서 왁자지껄 떠들고 놀다가 잠에 들었다.
꿈 속에서 까지 잠이라니. 많이 피곤한가..
얼마쯤 잤을까 기상벨이 울린다.
얼레? 여긴 야유회인데 왠 기상벨.
그나저나 내가 마지막 근무자였나?
근무서야되는데 잔거야? 정문 자물쇠 열러 가야해.
(우리 부대에선 말번 불침번 근무자가 정문을 연다.)
어느새 입혀져있는 전투복. 그런데 맨발이다.
맨발로 가면 욕먹을 거라는 걸 꿈에서도 깨달은 듯 양말을 찾는데
눈 앞의 익숙한 관물대. 허겁지겁 뒤져보니... 손에 들린건
스타킹.
편의점에서 팔 듯한 커피색의 길다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맨발에 그냥 전투화를 신고 냅다 뛰어갔다.
오른발에만 전투화를 신고 또 양말을 찾는다..
바보냐 -_- 맨발에 신을거면 둘다 신으면 되는거 아냐!
그렇게 또 관물대를 뒤져보니 또 스타킹이다..
내 취향이란... 스타킹이 평소 매우 신고 싶었나보다.
왼발인지 오른발인지 모르겠지만 발에 끼고 허벅지까지 올렸는데...
팬티스타킹.
이건 뭐야.. 냅다 던져버리고 맨발에 전투화를 신다가 꿈이 끊겼다.

잠시후, 진짜, 현실의 기상벨이 울렸는데
꿈의 연장인지 내가 말번초인줄 알고.. 미쳤지 불침번 서다가 내가 졸았나.. 하고 벌떡 일어나보니.
아.. 꿈이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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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