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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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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주변 2007. 1. 7. 10:07

새해 첫 목욕탕

아침 7시부터 파파한테 이끌려 목욕탕에 갔다. 아침부터 시청 앞에는 모 산악회에서 버스가 두대나 와서 사람들을 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추위에 떨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 추운 날씨에 산행이라니. 덜덜덜

어제는 눈이 내렸었는데 어디로 간건지 차도며 인도며 너무 깨끗하다. 이동네는 눈이 안와도 너무 안온다. 또 2월말 3월 초 되어서야 눈이 올려나.

그렇게 목욕탕 도착. 옷벗고 *-_-* 샤워하고 탕에 몸을 담궜다. 탕에선 끊임없이 거품이 올라온다. 문득 저 구멍들을 다 막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다. 구멍은 가로세로 11개,10개가 교차되는 형태로 구멍의 개수는 총 116개, 가로세로 길이는 두뼘하고 조금더, 그러니까 55센티에서 60센티쯤 되는듯 한데, 저걸 혼자 몸으로 다막는건 무리라고 여겨져 그만뒀다.

탕에 몸을 담그고 할 수 있는건 잡생각과,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보는 것뿐. 그래서 오늘도 관찰을 시작한다. 세상 멀쩡한 사람도 목욕탕에 들어서면 가래가 끓는지 한쪽에선 칵칵대는게 숨이 넘어갈 듯 하다. 또 등밀이 기계에는 배불뚝이 아저씨가 붙어서 등을 밀다가, 팔뚝을 밀다가, 급기야는 엉덩이 때를 밀어보겠다고 그 짧으신 다리로, 그 무거운 몸뚱이를 까치발을 들어가며 기계에 엉덩이를 들이대신다. 허어 이태리 때타올 하나 드리고 싶다. 등짝은 몰라도 엉덩이에는 손이 닿을게 아닌가. 또, 때밀이(목욕관리사라고 불러야하나.) 아저씨는 텔레비젼을 열심히 보는듯 하더니 유니폼(그래봤자 빤쓰, 크크)갈아입고 영업을 시작하더라.

그렇게 몸을 불려 씻고 난다음, 마지막 샤워를 하는데 이 동네목욕탕은 전체 온수밸브를 왜 샤워기나 탕이나 함께 쓰는건가. 탕에 있던 아저씨가 갑자기 온수를 틀었는지 샤워기의 물이 급 차다. 심장 약한 사람은 마비가 올지도 모르겠다. 물이 차서 온도밸브를 올리다가 문득, 저 아저씨 온수밸브 잠그면 내 샤워기는 급 뜨거운 물이 나올거라 예상되어 찬물에 계속 샤워, 하지만 온탕 밸브를 잠그지 않는 아저씨 -_- 캬오!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샤워를 끝내고 나와 닦고 옷입고 나와보니 이제 주위가 밝다.
사람 손길, 발길이 닿지 않았을 버스정류장 뚜껑, 어제 온종일 세워져 있었을법한 트럭에 눈이 쬐-끔 쌓여있는게 보이더라. 산악회 버스는 이미 떠났더라. 붐비던 사람들도 없더라. 도로엔 차들이 쌩쌩 달리더라. 새해 첫 일요일. 힘차게 출발.

제시카 오늘은 깔끔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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