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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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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군딩 2009. 1. 1. 10:13

20080715_낫과 총

낫을 갈았다.
이제껏 집에서 파파께서 가위를 가는 모습은 많이 봐왔는데
실제로 뭔가를 갈아보는 건 처음이다.
하루종일 낫을 갈아대는 레이더 애들을 보니
왠지 나도 갈고 싶어지는 바람에 숫돌을 빌려와버렸다.
생각만큼 슬근슬근 갈려나가진 않았지만
녹슬어있고 무뎠던 날이 수백번의 왕복과 마찰로
서서히 은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은 뿌듯하게 한다.
다만 손가락 끝에 힘을 주고 갈다보니 손가락에서부터 경련이 온다.
야간에 진급이 걸린 사격하러 가야 하는데 큰일이다.
손이 떨려서야 사격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노릇인데...

사격장에 와버렸다. 다른건 둘째치고 모기가 너무 많다.
휘두르는 족족 모기가 손에 부딫히고 으깨어져 죽는다.
그 와중에도 옷을 뚫고 침을 꽂아오는 놈들도 있고
또다른 놈들은 살이 드러난 부분을 집요하게 노리고 들이댄다.
어둠이 완전히 내리기 전에 야간 조준 요령으로 사격연습을 했다.
사격하는 도중에 왼손 등에 모기 침이 꽂히는 느낌이 났다. 기분 쒯인걸.
결과는 9발 손떨리는 녀석치고는 양호한 성적이라고 생각했는데
10발 맞춘녀석이 둘에 그다음이 나라면 우수한 성적 아닌가.
야간사격이니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려야지 않겠는가.
그동안 모기의 습격으로 군데군데는 붉게 부풀어오른다.
적당히 어두워진 뒤 사격을 실시하는데 이거 생각보다 더 안보인다.
느낌에 의존해서 조준을 한 뒤 방아쇠를 당기는데
총구 앞으로 터지는 화염에 매료되어 어차피 안보이는 조준점에선
시선을 떼어버린채 불꽃을 보며 쏘아댔다.
하나 둘 셋 넷... 아홉 인데 철컥철컥 탄이 안나간다.
컥 큰일났다 탄 잃어버린건가 하고 혼자서 세어보니
다행히 10발의 탄피가 짤랑이고 있었다. 휴.
그런데. 옆에선 탄을 잃어버린 듯 하다. 젠장.
탄을 찾을 때까지 사격은 중지.
빨리 찾지 못하면 사격 종료.
내 진급은 누락?

2시간동안 찾아보았지만
어두운 데서 찾기란 쉽지 않았고
결국 11시가 되어서야 복귀했다.
어두워진 후 쏜 것도 9발 맞췄었는데.
합격선을 충분히 뛰어넘는 성적인데
진급 안시켜주면 난 화나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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